네가 나에게 올 때엔
너의 근심과 우환은 내려 놓고 오려므나
너의 외로움, 슬픔, 고통 다 두고
마른 낙엽 같은 스산한 마음
어린 잎을 태질하는 빗발같은 거친 마음
곱게 어르고 죽여
나에겐 잔잔한 설렘만 품고 오려므나
줄을 타듯 하루하루 이어가는 삶
나는 많이 지쳤고
이제는 그저 다정한 사랑만 하고 싶다.
밤새 고저 없는 낮은 빗소리같은
애잔하게 고른 숨소리나 듣고 싶다
이제는 사랑이란 게 그렇다
너나 나나 서로의 짐을 덜 여력이 없고
그저 장사치처럼 손익을 헤아리며
서로를 가여운 위안부로나 삼으려는 모양이다
나 세상의 막다른 길에 이르러
마지막으로 불러볼 이름이 있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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