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일없을 만큼 지치는 날이 있다
기운 다 빨리고 영혼이 빠져나가
낡은 넝마 꼴로 바닥에 널부러진 제 꼴을
구경꾼처럼 물끄러미 보고 있을 때가 있다
인정없는 누군가 날더러 보라고 던져놓은
저것,이 나다
내 삶인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회생의 가망 없는 몰골을
지켜보는 일 뿐
안타까움도 슬픔도 없이.
누가 내 삶을 저리도 험히 다루었을까
인생이 도리 없이 영영 그 꼴인 건 아닐까
코 앞에 알랑이는 미끼나 쫓아
평생을 할딱이다 고꾸라지는 건 아닐까
결국 모든 꿈은 백일몽이었던 걸까
한참을 살고 난 내 앞의
꺽꺽 울고 싶게 못난 삶의 축적,
내 비루한 삶의 증거
이제 내 삶을 거진 다 써버린 듯 하다
그만, 삶을 너무 들여다 보진 말 일이다
천지에 푸른 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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