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낙숫물을 응시하는 고양이처럼
골똘하게 나의 삶을 들여다 볼 때가 있다.
내 생에 드물게 빛나는 찰라를 움키고자
날벌레를 나꿔채는 고양이처럼 날래질 때도 있다
결국 별 보잘 것 없음을 판정했음에도
나는 내 삶에서 시선 거둔 적 없이
악착이라 해도 좋을만큼
성실하게 내 삶을 주시해 왔다
간혹은 삶을 가지고
유희를 한 적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건 삶이 우스워서가 아니라
숨이 가빠, 간식을 먹듯 잠깐,
삶에 농을 걸어 본 것 뿐이다
어차피 가볍게 산다고
삶은 일그램도 가벼워지지 않고
진지하게 들여다 본다 해서
대단히 의미있는 중량을 얻는 것도 아니다
부지불식 조롱처럼 기화해 버리기도 한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궁금한 게 많은 고양이처럼
그 현기증 이는 무한나선의 심연을
고개를 갸웃거리며 들여다 보고 있다
의미이거나 무의미 이거나
검은 심연의 풍경이 참으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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