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립 미술관에서 "피카소와 천재 화가들"을 시작한 때가 지난 7월 이었던가. 미루고 미루다 마침내 폐막을 사흘 앞두고 관람을 했다.
그간 숙제처럼 늘 염두에 두고 있으면서도 주말이면 무기력증에 까라져서는 결국은 이제야 관람하게 된 거였다.
사실 예술 자체에 대한 관심이 큰 것은 아닌데, 예술을 누리고 살 수 있다는 마음의, 혹은 삶의 여유가 좋은 것 같다.
어쩌면 미술관 앞마당을 서성이거나 벤치에 조금 앉았다 왔다고 해도 크게 섭섭하지는 않을 듯 하다. 나에게는 미술관을 갔다는 것이 중요하니까.
몇 주 전 "시사인"에 정확하진 않지만 '읽을 틈이 없다구요? 지옥에 살고 있군요?' 뭐 이 비슷한 헤드라인을 뽑아놓은 꼭지가 있었다.
아, 나는 지옥에 살고 있구나 했다. 화장실에 앉아 읽는 두 개의 주간지가 독서의 전부인, 지옥에 사는 나였던 거다.
퇴직해서 책이란 걸 읽고 싶다. 책이 좋아서가 아니라 나도 책읽을 여유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말이다.
이 가을, 어느 한적한 미술관 앞마당을 서성이고 싶다. 니스에 가고 싶다. 오래전 배낭여행 때 잠깐 들른
샤갈 미술관에 관람객이 너무 없어서 깜깍 놀랐었다.
이제 텔레비전에선 벤자민 버튼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청년이 되어 있다. 너무 늦었다.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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