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그림

논산 가야곡 배꽃, 사과꽃(13.04.28)

heath1202 2013. 4. 29. 03:31

모처럼 아이들이 다니러 왔다.

아이들에게 자고로 집이란 그저 편히 '쉬는 곳', 집에 오는 목적은 그저 쉬러 오는 것인지라

아무리 날씨가 좋아도 하루를 서두를 수는 없다.

공부로 마음에 골병이 들까 걱정스러운 큰아이가 전날 밤에도 과제해 올리느라 새벽까지 앉아 있었던 걸 아는지라

일요일 낮 열두시가 다 되도록 기다리다 급기야 사과꽃 보러 가야 한다고 두들겨 깨워 집을 나섰다.

전날 안성에 배꽃이 하얗게 핀 걸 보았으므로 지금쯤 가야곡에도 사과꽃이랑 배꽃이 절정일 것이었다.

탑정호도 봄날의 물빛이 반짝이고, 호숫가 습지의 버드나무가 한참 푸른 물을 빨아올리고 있었다.

이런 싱그러운 푸르름이라니.

요즘은 마음이 삶의 경계를 오락가락 하는 듯 싶다.

하지만 균열이 갈만큼 각박하고 건조한 마음이 물오른 새순을 보니  잠시 촉촉해지는 듯 싶다.

잠깐 봄나들이를 나선 것이 삶의 근본을 건들지는 못하겠지만, 잠시 긴 숨을 열어주기는 하는 듯 싶다.

 

내 삶을 바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