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뻘뻘 흘리며 데리고 다닐 어린이가 없는 어린이날이다.
나들이 나온 아이들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이상하게도 그땐 어린이날마다 날씨가 무더웠고 아이들은 보채서 나도 짜증스러웠던 기억 뿐이다.
내 몸 힘든 것만 속상하던 철없던 엄마이던 시절도 오늘은 아련히 그립다.
오늘은 날씨도 상쾌하고 보는 아이들은 죄 즐거워보인다. 보는 나도 흐뭇하다.
잠깐 나들이로는 보령호가 적당하다.
국도에서 멀지도 않은데 산들이 첩첩, 옛날엔 꽤나 깊은 산골이었나보다.
지금도 미산중학교는 보기 드물게 오지 점수가 있는 학교다.
산색이 참 이쁘다. 하루가 다르게 초록이 짙어가는 게 참 세월이 아쉽다.
휘이 호수를 한 바퀴 돌다 햇살 눈부신 휴게소 창가에 앉아 소면도 한 그릇 배불리 먹고 심심한 커피도 한 잔 마시고 나니
사는데 많은 게 필요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이 소박한 행복도 욕심이 되는 세상이라는 게 문제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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