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우리나라)/전라북도

진안 용담댐&모래재 메타세콰이어 길(2018..11.12)

heath1202 2019. 1. 4. 01:08

늘 그렇듯 충동적으로 다녀온 곳이다.

그 전날에 진안의 용담댐 물안개가 포털에 올라왔고 그 담에 또 같은 지역의 메타세콰이어 길이 또 올라왔다.

나는 부지런히 목적 삼아 계획에 따라 여행하기 보다는 우연히 습득하게 되는 정보가 관심이 가면 불쑥 찾아가 보는 축인데 이번 나들이도 여지 없이 그랬다.

진안하면 마이산 밖에는 모르다가 아하, 죽을 때까지도 다 못볼 좋은 곳들이 이렇게도 많구나 하며 사진을 보았었다.

사진가의 사진이야 좋은 사진에 보정까지 더해지니 이 세상이 아닌듯 곱고 몽환적일 수 밖에 없었는데, 새해 일출도 잘 안보는 내가 물안개 보겠다고 새벽길을 나설리 만무하고 다만 본래 아름다운 곳이라면 설마 낮이라고 그렇지 않으랴, 안개는 상상으로 덧입히면 되겠지 하며 느지막이 점심 다 되어 진안으로 출발했다.

무진장 하면 오지로 알고 있어서 비논리적으로 거리감이 보태져서 그렇지 사실 집에서 그리 멀지는 않았다. 한 시간 조금 더 걸릴까.

진안을 산간 벽지로만 알고 있어서 용담댐 굽이굽이 끝이 없는 호수를 보고 좀 놀랐고, 요즘 호숫가라면 지천으로 들어서는 카페나 음식점이 없어서 또 의외였다.

암튼 인터넷 사진과 일치하는 곳을 찾아 무수한 다리 중에 영강교를 찾아내었고 마침 미세먼지와 역광으로 휴대폰으로나마 영 사진 찍기가 어려웠다.

다만 새벽에 부산했을 사진가들의 무수한 발자국을 딛기 불편한 비탈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포탈에 올라온 사진에서 안개와 채도를 걷어내니 딱 아래 사진 풍경이었다.

좁은 냇물 건너 옻나무과의 식물인지 정말 새빨간 잎의 키작은 나무의 작은 군락이 부연 대기 속에서도 선명했다. 그 밖에 온갖 다채로운 식생이 신기할 정도였다.


다음으로 간 곳은 진안과  전주를 잇는 부귀면 모래재 메타세콰이어 길이었다.

오래 전에 단 한번 지나쳤던, 그러나 메타세콰이어가 있었는지는 기억에 없는, 그럼에도 참 아름다운 길이구나 생각했던 곳이었다. 어느 계절에 와도 아름다운 길.

담양보다 수령은 짧아도 훨씬 한산하고 접근성도 좋고 못지 않게 아름다운 길이었다. 다만 절반 쯤 잎이 진 것이 좀 아쉬웠지만 하루가 다르게 성기어지는 붉은 나뭇잎이 가슴 서늘한 정취를 더해 주었다.

메타세콰이어길 끝자락에서 왼쪽 마을로 들어서면 카페가 하나 있어서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태양이 온기를 잃은 늦가을 오후의 스산함을 달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