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아름답기로 유명한 아산 공세리 성당을 공교롭게도 한 주도 안 되어 두 번이나 찾게 되었다.
과연 황홀하게 아름다웠다.
이 나지막한 언덕 위 성당은 지척의 어수선한 마을과는 다른 세상처럼 여겨졌다.
성과 속의 경계가 물리적 경계를 짓지 않았는데도 있는 듯 했다. 그냥 기분이지만 말이다.
암튼 신을 믿든 안믿든 아름다운 건 아름다운 거다.
평일이라 여유 있게 시간을 보냈다.
두 번째 방문은 아산에 용무가 있어 간 김에 다시 찾았는데 휴일이라 사람이 꽤 많았다.
가을 이맘때는 늘 행복한 방문객들로 왁자한 성당이 성당으로서도 행복한 일이라 믿어마지 않는다.
늦가을은 곤두박질 치듯 기운다 싶은 것이, 며칠 사이로 낙엽이 많이 져 있었다.
10.29
들어가자마자 벵갈고양이 닮은 고양이를 봤다.
집에 데려오고 싶을 만큼 멋진 녀석이었다. 때깔이 말쑥한 것이 성당에서 잘 돌봄 받는다 믿는다. 내 뒤에서 고인 물을 먹고 있다.
십자가의 길인데 이곳은 유독 단풍이 안들었다.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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