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진을 너무 많이 찍은 걸 보니 꽃이 퍽도 좋았던가 보다.
영취산은 높은 산은 아닌데 정상까지 줄곧 경삿길이라 좀 숨찼다.
산을 알기에는 너무 어린 딸은 내내 투덜거렸고 오동도에 가서야 신이 났다.
한 해 한 해 보내는 꽃이 아쉬운 나야 힘이 들어도 올꽃을 놓치지 않았음에 할일을 마친 느낌이 들고 안도가 된다.
오르는 내내 이렇게 시들이 걸려 있었는데 수준이 쪽 고른 것도 아니어서 건성건성 넘어갔는데 그럼에도 퍼뜩 눈을 뜨게한 이 시는 내 옛친구의 것이었던 것이다.
친구가 출가한 후 소식을 끊은 지 오래여서 이젠 친구라 부르기도 난감한.
이만하면 복 받은 것이다. 이만큼 동백 때 맞춰 보기도 쉽지 않다.
누군가 꽃 피었구나 소식 전하지 않는 한.
절정은 조금 비꼈으나 그만큼 처절한 동백꽃의 투신을 볼 수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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