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딴데 많이 가있었던지 꽃소식에 잘 귀기울이지 못했다.
그러다 화들짝 정신이 들었다. 이맘때가 되니 봄을 기억하고 있는 몸이 감각을 깨워가며 꽃을 일깨워 주었다.
늘처럼 구례와 광양이다. 꽃볼 곳은 찾아보면 다른데도 많이 있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
평일에 놀러다니는 호사는 다름 아닌 한가함이다.
나 자신의 한가함, 관광지의 한가함.
산동의 상위마을은 새집이 몇채 보이는 것 말고는 작년하고 똑같다.
봄철 잠깐 화르르 관광객이 몰려 들지만 본분은 농사짓는 곳이라 관광객 보기 좋으라고 치장한 흔적이 없이 꽤 어수선하다.
시절좋은 관광객은 그저 꽃이나 보면 될 뿐, 정비 않된 마을을 지적질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산수유와 매화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피므로 산동에서 광양까지 차가 잇닿아 있어 지레 겁을 집어먹고 다압면소재지 쯤에서 되돌아오기 일쑤였는데,
올해는 평일의 특권을 누려 홍쌍리 매실농원까지 갔다.
평일임을 감안하면 사람이 꽤 많았지만, 그래도 주말에 비한다면 가히 한산하다 말 할 만하다.
매화가 썩 아름다워서라기 보다는 봄을 여는 꽃이어서 각별한 것 같다. 매화꽃 사이를 걷는 사람들 중에 행복하지 않은 이가 없는 듯 하다.
산동에서 광양가는 길에 보는 섬진강, 매화농원에서 보는 섬진강이 봄기분을 한껏 돋운다. 김소월의 '개여울'이 생각났다.
봄은 꽃 뿐 아니라 푸른 잎이 돋기 시작하는 강가 수목과 잔물살에도 실려 오니까.
어느 때는 강바람이 아주 혹독했던 적도 있는데, 올해는 참 온순한 날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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