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바람이 서늘했다
순정한 녹색의 냄새가 바람에도 묻어났고
뻐꾸기가 간간히 청아한 울음을 멈춰
나는 일없이 그 속내가 궁금했다
까닭없는 멀미 속에 누워 있자니
나는 잠깐씩 피안과 차안이 분간 없었다
젤로 어여쁜 걸로 골라다 놨다며
잠깐 들러 남천 가져가라고
나보다 고독한,
슬프고도 무서운 벗이 전화를 했다
과연 남천은 잘생겼지만
내가 체신 없이 내달은 게
딱히 남천 때문만은 아니었다
나에게는 이미 어여쁜 마가목이 두 그루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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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도 안되는 출타였는데 그새 작약 꽃봉오리가 벌었다.
나가면서 여러날째 단호한 봉오리를 들여다보며 흰색이려니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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