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만났을 때 봄꽃 필 무렵 다시 만나자 약속했으나 올봄은 너무 서둘러 우왕좌왕 마음도 갈피 잡지 못한 채 봄을 보냈다.
일거에 꽃이 피고 져 예년 같으면 한 달 쯤을 야금야금 달게 맛보던, 순차적으로 피고 지는 꽃을 보는 즐거움도 앗겼다.
꽃이 다 지고나니 허전한 마음이 더해 언니들이 더 만나고 싶어졌다
(퇴직자 모임의 막내인 내가 지난 모임부터 파격적으로 언니야, 하고 부르기 시작했다).
늘 부여에서 만났지만 이번엔 봄바다도 볼겸 주꾸미도 맛볼 겸 서천에서 만났다.
왕언니께서는 두 아우를 위해 각별히 마음을 써 빼곡하게 한나절 일정을 짜 두셨다.
예약해 둔 춘장대 옆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었고 깨끗한 춘장대 해변을 걸었고 솔밭에 자리펴고 앉아 한참을 수다를 떨었고
비인의 찻집에서 한참을 또 수다를 떨었고 서천까지 처음 타는 해안길을 드라이브 했다.
힘 닿는 한 늘 주변 사람들을 성심껏 대하고 헌신하는 언니께 감동했다(우리에게 뿐 아니라 대하는 모든 이에게 그러하다).
저녁에는 또다른 오랜 벗들과 1박 하는 번개모임이 있었다.
신동엽 문학관 근처 새로 생긴 펜션에서 묵었는데 관리도 잘되고 위치도 요지에 있어 마음에 들었다.
저녁 먹고 신동엽 문학관 옥상을 올랐다. 지붕 위에서 보는 초승을 조금 지난 달이 어여뻤다.
다음날엔 신동엽 문학관 관람후 부소산을 산책할까 했지만 미세먼지가 심해 우리집으로 몰려가 또 수다를 떨었다.
인간관계가 참 한가한 내게 모임이 두 개나 겹친 드문 날이었다.
주변 건축물 정비는 미흡하지만 해변 만큼은 정말 깨끗했다.
비인 바다
신동엽 문학관 위에서 본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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