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요즘 주식은 죄다 꿀꿀이죽 형상.
우선 모든 국은 일단 육수를 낸다.
요즘 젤 자주 하는 국.
냉장고를 스캔한다. 무토막이 있으니 얇게 썰어 넣어 무국 모양을 낸다.
김칫국에 쓰고 남은 콩나물이 조금 있어 콩나물을 추가한다.
고기를 안먹으니 대신 단백질 보충을 위해 냉장고에 상비되어 있는 두부를 듬뿍듬뿍 넣는다.
겨울이니 역시 집에 상비되어 있는 건매생이 블럭 한개를 넣어준다.
매생이엔 굴이니 한살림에서 엊그제 사다놓은 굴도 넣는다.
국물은 자작하고 건더기는 넘쳐난다. 건더기를 한 대접 듬뿍 퍼먹는다.
그 다음 끼니엔 국에다 찬밥을 넣어 끓인다. 그러면 국밥이 된다. 아니면 떡살을 넣어 떡국을 만든다.
심심하면 계란도 하나 추가한다.
때깔은 참 흉하다. 가뜩이나 잡다한 재료에 불어 퍼진 매생이가 엉기어 난삽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영양은 만점, 이만점.
옛날엔 아주 혐오하던 갖은 재료 음식을 이젠 일품음식이란 사기적인 이름으로 불러준다.
김치 하나면 다른 반찬은 일체 필요없다.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밀의 화원은 없다(18.7.16) (0) | 2018.07.17 |
---|---|
금강 변(18.6월 중순, 비오는 7월 초순) (0) | 2018.07.17 |
사라지는 명사(2018.1.29) (0) | 2018.01.30 |
모처럼 상념에 잠긴 날(17.8.23) (0) | 2017.08.23 |
영혼이 있다고? 고단하구나(17.8.22) (0) | 2017.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