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적을 잃었지만 제30차 전교조논산지회와 함께 하는 문화유적답사에 참가했다.
이번 답사가 30차라니 참 길게도 해왔다. 줄곧 답사를 이끌어온 임선생님의 헌신의 덕분이다.
아쉽게도 이번 차로 답사는 끝난다고 했다. 몇 번 참가하지 않았지만 이만큼 알찬 답사도 흔치 않은데 말이다.
이른 아침 출발해 두어곳 들러 저녁 때나 되어 통영에 도착했다.
마지막이어서 그런지 먹는 것은 풍족하고 잠자리는 쾌적해서 참가자 모두가 경이로워 한다.
어느 때는 극기훈련에 준할 만큼 열악한 여건이기도 했었는데 말이다.
집 떠나서 이렇게 안락하다니.
친분 있는 몇과 발코니에 나와 밤 늦도록 얘기를 나눈 시간은 각별히 의미 있었다.
이렇게 차곡차곡 쌓아가는 우정으로 우리의 노년이 좀 더 재밌고 따뜻할 수 있을지도.
늦게 잠자리에 들어 아침 기상이 조금 우려되었지만, 뭐, 늘 자는 잠, 조금 부족하면 어떠리.
식당 창밖으로 내다본 통영의 밤
이른 아침 눈을 떠 창을 보고 놀라 일어났다.
창밖이 붉어서 0.5초쯤 불인가 했다가 아, 그 귀한 아침놀이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어 발딱 일어나 발코니로 나가 사진을 찍었다.
어느 겨울, 지리산 천왕봉에서 온몸의 말단이 다 얼도록 기다렸지만 끝내 만나지 못했던 고운 놀이었다.
백수 생활 반년 만에 가장 부지런한 날 중의 하루였다. 아침놀 때문에 일찍 깨어 결코 놓칠 수 없는 호텔부페를 먹고 박경리 기념관으로 향했다.
그 분의 작품은 "김약국의 딸들"과 "토지" 1부 밖에 읽지 않았지만 읽은 사람도 읽지 않은 사람도 그 분이 한국문학사의 굵직한 한 획임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명성에 비추어 예상보다는 조촐했다.
그 분의 문학정신과 삶의 철학이 참 좋았다.
기념관 뒤쪽 선생님의 묘소로 가는 길. 좋은 산책로이기도 했다.
묘소 앞에서 본 풍경. 전망이 참 좋았다.
선생님의 당부였을까. 참 검소한 선생님의 묘
기념관 내부
관심 있는 도서가 있어 문의하니 마로니에 북스로 연락하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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