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겨볼 마음

연민(16.12.28)

heath1202 2016. 12. 28. 05:08

내가 가끔 시무룩하고 한숨이 깊더라도

결코 당신 때문은 아니다

우울은 그저 내 삶을 관통해 온 오랜 습관

혹시 언젠가 내가 실없이 웃던 때가 있었다면

그 또한 당신 때문은 아니었다

웃음이 헤픈 것 또한 나의 자랑스러운 내력

내 마음의 양지쪽 한자락을 당신 몫으로 지어 준다 해도

그건 당신에게 쓰는 그믐 만한 선심일 뿐

차마 당신을 무의미로 후후 불어 보내는 잔인이 안될 뿐이다


참 옹색한 당신의 마음

그 애처로운 당신 마음의 끝에

간당간당 나를 걸만큼 나는 당신이 절박하지 않다

가난한 마음은 당신의 천품

나는 사랑에 탐욕스럽기가 호가 난 사람이라

품 없는 당신 마음으론 택도 없다

당신이 혹여라도 나를 사랑했다면

내 사랑의 무게도 딱 그만만 하려니

서로 퉁칠 만하다면, 그 정도면 잘 한 사랑이다


동면의 계절이라 밤은 길고 깊고

나 또한 단잠이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품안에 든 따뜻한 고양이 한 마리로

당신을 사랑하는 짐 쯤 가뿐할 터다

당신에 대한 내 사랑은 딱 그 만큼

사랑으로 말한다면

고양이 한마리도 당하지 못할 당신이다




* 고양이는 참 기쁘고 애잔한 짐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