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다 가버렸다.
이제 11월의 마지막 날이고 심정으로도 달력으로도 가을은 끝이다.
아름다운 가을 함양상림도 가보지 못했고, 만만히 여겨져 벼르던 선운산 도솔암도 끝내 오르지 못했다.
오늘은 송년 음악회 삼아 가리라 했던 12월3일에 있을 첼로 연주회 표를 취소했다.
오늘까지 기다려보고 결정하리라 했는데 결국 그리 되었다.
올가을엔 이렇게 바라던 몇 가지를 접었다.
여러날 몸이 안좋고, 한해를 마무리해가는 즈음이라 서서히 일이 바빠지고 있다.
그럼에도 요즘처럼 나 아닌 일에 집중하기는 학교 다닐 때, 노조 만들 때 이후로 정말 오랜 만인 것 같다.
기회는 쉽게 다시 오지 않는다는 살면서 깨달아온 진리가, 또 내 안일이 두고두고 후회와 자책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나를 마음 편히 놓아두질 않는다.
미약한 힘이지만 할 수 있는 한 내 앞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 그것 뿐이다.
토요일에 서울에 간다. 날씨가 더욱 추워질 텐데, 모두 걱정이다. 행장을 더욱 단단히 꾸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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