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먼 치타델레(16.9.30)

heath1202 2016. 9. 30. 03:10

몽테뉴는 나갈 수는 있으나 그 누구도 안으로 들어올 수는 없는 자기만의 요새 치타델레를 가지고 있었다.

중세의 그 캄캄하고 험난한 시대를 파도 타듯 요행 넘겨가며 가장으로서 신하로서 관리로서의 자신의 도리를 마치고,

마침내 치타델레에 들어앉아 원없이 그토록 소원하던 독서와 글쓰기로 남은 생을 보냈다.

이 시점에, 그가 세상에서 가장 부럽다.  삶을 살며 제발로 들고 날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자유는 전지전능에 견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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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붙일 곳 한군데 마땅히 없이 한데를 서성이거나, 제 의지도 아닌채 발들인 이상 다시는 헤어날수 없는 감옥에 갇혀

맴맴 제자리를 도는 것이 우리 삶이런가.

누가 쫓아낸 것인가 누가 밀어 넣은 것인가.

누가 우리의 요새를 허물었는가 누가 우리의 감옥을 이리 견고히 지었는가

우리가 제 손으로 지은 업인가?

생각하노라면 구원의 기약 없이 사는 일이 춥고 숨이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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