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밤을 집을 떠나 보내게 되었고 첫날 밤을 보냈다.
일상에서 벗어난 업무에 녹초가 되어 일찍 잠들었다가 너무 일찍 깨어버렸다.
낯선 곳에선 이렇게 새벽, 혼자 깨어 있는 것이 제격이다.
사람의 동네에서 좀 떨어진 곳이라 새벽이 더욱 고요하다.
창밖에 숲이 있다. 동이 트려면 남은 시간이라 검은 숲이다.
숲의 깊이도 단풍의 농담도 알 수 없는, 그냥 막막하게 검은 숲이다.
숲을 잠시 건너다 보는데 저 숲에서 누군가 떠도는 이가 있을 것 같은 무서운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간절하거나 음험한 생각을 품은 눈으로 홀로 밝혀져 있는 내방 창을 올려다 볼 것 같은 상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그뿐 사람의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나에게는 그리운 사람이 없는 건가 생각해 본다.
그런 것 같다. 이제부터 정말 외로운 사람이 되려는가 보다 생각이 들었다. 두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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