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구한 누군가의 삶에 흠집을 내고
다행히 큰 흠집은 아니라 여겨지고
나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고
인간의 세상에서 물러나 앉고 싶을 만큼 깊은 상처를 받고
나는 또 어리석은 선택을 해서
불요불급하거나 멋지지 않은 물건을 사고 후회하고 되물리고 버리고
사람을 잘못 선택해서 물리지도 못하니 버리거나 버림받고
사람을 믿지 않았더니 삶도 쉽게 믿기지가 않고
상처 중의 으뜸은 사람이 주는 상처라 아프고 또 아프고
어느 결에 깊이 내린 애증의 뿌리는 쉽게 도려내어지지도 않고
이만큼 살고도 사람하나 볼 줄 모르는 청맹과니 마음의 눈을 빼어 던져버리고 싶을 때가 있고
하긴 눈의 과오라기보다는 아무데나 부려버리는 근본이 없는 마음이 문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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