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그림

흐뭇한 휴가 계획(16.7.20)

heath1202 2016. 7. 20. 21:35

계획적인 인간은 못되는데, 이번엔 제법 이런저런 계획을 머릿 속에 그려보았다.

김애란, 정유정, 고종석 등의 묵은 소설 다섯권을 도서관에서 빌려 두었고, 도서관에 없는 소설 세 권을 구입하였으며

그간 관심 가져보지 않았던, 이름도 모르던 아주 젊은 시인들의 시집을 다섯 권 엄선해 구입했다.(시인들에게도 인세의 축복이!!!)

그 밖에 이미 소개한 책을 포함하여 몇 권의 인문학 관련 서적. 독서목표의 삼십 퍼센트만 도달한다면 만족이다. 나머지는 퇴직 후로.


여행은 길지 않게 중국 황산에 패키지로 따라갔다 올 참이고, 그 밖에는 하루 이틀, 길면 사흘의 나들이 정도로

우리나라 몇 군데를 다녀오고 싶다.

예전에 장률 감독의 "경주"에서 밤의 왕릉 실루엣이 너무 아름다웠으므로 달밤의 경주를 보는 것을 소원하였으나 오늘 시사인을 보니

권력자가 사랑한 유적지에 경주가 있어서 좀 정 떨어졌다. 안타까운 경주.


즐겁게 계획을 세운다는 것이 좀체 드문 일이어서 자못 놀랍고 한편 흐뭇하다.

나 자신도 모르게 내 인생관이 바뀌었나.

나는 나 자신을 제외한 궁극의 의지는 사람이어야 된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것이 꼭 사람들과 부대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 믿으므로

누가 나를 성가시게 하는 것도 경계하고, 나 또한 누구를 성가시게 하지 않으며 서로가 필요한 만큼 쳤다 빠지는 약고 지혜롭고 효율적인 휴가를 보낼 것이다.


알렉산드르 줄리앙이라는 이의 스토리펀딩에 3만원을 보냈더니 그의 책 『왜냐고 묻지 않는 삶』을 보내왔다.

나는 텔레비전에 소개된 이 사람의 이력에 꽤 흥미가 있었고, 쪽방에 가서 독거노인과 맥심믹스 타먹는 장면(부디 연출이 아니길)에

감동했었기 때문에 이 사람을 좋은 사람으로 분류했었다.

책의 제목도 내용도 그다지 내 취향은 아니다. 그가 배타적인 기독교인은 절대 아니지만 신앙에 대한 부분들이 와닿지 않는다.

현재 신앙은 나의 우선순위 저 밖 아주 먼 관심사이고, 나에게는 신앙보다 훨씬 매혹적인 일들이 너무도 많다. 그래서 아직은 신앙에 홀려

질리가 없다.  또한 나는 신앙 안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가 없을 것 같아 신앙 안에 섣불리 발 들이고 싶지 않다. 

자의일 망정 절대 무언가에 묶이고 싶지는 않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몰론 "뭣이 중한디?"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이 책은 착한 이에게 선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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