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기분좋은 상상(16.7.13)

heath1202 2016. 7. 13. 11:32

당신이 슬퍼지는 날에

당신이 미워지기도 하는 날에

나는 숲으로 가요 

당신은 모르는 곳에

나는 숲을 하나 숨겨 두었지요

햇살이 눈부신 날에는

햇살보다 더욱 빛나고

바람이 살랑거리는 날에는

보란 듯이 바람보다 더 발랄한 

꿈처럼 이쁜 작은 자작나무 숲이예요

하얀 자작나무 숲에 오면은

애욕 따윈 정말 거북한 말이예요

진액같은 감정이 모두 표백 되어

나는 알파고처럼 시리처럼

맑고 깔끔한 영혼이 되어요 

하얀 나무에 홀리다보면

나는 이 숲에 왜 든 걸까요?

내가 백 육십센티 자작나무가 된 걸까요?

잠시 그대에게서 거처를 옮겨

이렇게 아득한 마음이 될 수 있을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