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내가 나를 보듬는 때(16.7.19)

heath1202 2016. 7. 19. 03:13

누구나 깨어있는 시간은 내 마음도 괜히 어수선하니 마음을 잡지 못하다가

꼭 이 시간 쯤, 눈이 뻑뻑하니 흐려지는 이 시간 쯤 마음이 마구 애틋해진다

어느 날은 뜻하지 않게 무시무시한 고야의 그림을 보게 되는 때도 있고

흐린 눈으로 요즘 부쩍 익숙해진 돋보기를 걸치고 몇 페이지 소설을 읽어보기도 하고

오늘처럼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찾아 들어가며 낙서를 하기도 한다.

날이 밝아 보매 손에 쥔 것 것은 없지만 오롯이 나, 나를 위무할 수 있는 시간이다.

자기연민만 경계한다면 더 할 나위 없이 따뜻한 시간이 될 수도 있다.

내가 누구에게 주는 것이 없어 나를 위해 어찌해 달라 청할 이는 없다.

하지만 누군가 이 시각 쓸쓸함을 고한다면 나는 그 쓸쓸함에 연대해서

얼마든지 위안의 따스함을 나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