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잠을 안 자서 그런지도(16.7.12)

heath1202 2016. 7. 12. 03:10

그냥 허물어져 버려요

털썩 내던진 내 때묻은 에코백처럼

나도 에코하고 거리가 멀게

그렇게 풀썩 주저앉아 버려요

그럴 때 어지럽게 생각해요

내가 얼마나 이렇게 살아질지

또는 얼마나 이렇게 살아야 할지

내 삶에는 비계가 없어요

몸도 정신도 상한 순두부처럼 

속수무책으로 흘러내려요

삶이 너무나 뭉그러져서

이젠 영영 비계 같은 건 짓지 못할 거예요

껄렁대며 쏘우 쿠울하지만

누구라도 내 속을 한 번 본다면, 오오오

저렇게 사는 일에 젬병일 수가 있나? 할 거예요

당신은 기댈만한 사람인가요?

나보다 더 속절없는 우두커니는 아닌가요?

당신도 아니라면 이제라도

내 안에도 신을 들여봐야 할까요?

좀 이상할까요?

그래도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요?

이 길로 가렴

이렇게 살려므나

어두운 밤길에는 하얗게 길도 내줄텐데요

어쩌면 그게 정말 약은 짓인지도 모르겠어요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는데

지금처럼, 혼자서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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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어디서나 길을 잃고 있을 거예요

그래야 나로 여겨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