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허물어져 버려요
털썩 내던진 내 때묻은 에코백처럼
나도 에코하고 거리가 멀게
그렇게 풀썩 주저앉아 버려요
그럴 때 어지럽게 생각해요
내가 얼마나 이렇게 살아질지
또는 얼마나 이렇게 살아야 할지
내 삶에는 비계가 없어요
몸도 정신도 상한 순두부처럼
속수무책으로 흘러내려요
삶이 너무나 뭉그러져서
이젠 영영 비계 같은 건 짓지 못할 거예요
껄렁대며 쏘우 쿠울하지만
누구라도 내 속을 한 번 본다면, 오오오
저렇게 사는 일에 젬병일 수가 있나? 할 거예요
당신은 기댈만한 사람인가요?
나보다 더 속절없는 우두커니는 아닌가요?
당신도 아니라면 이제라도
내 안에도 신을 들여봐야 할까요?
좀 이상할까요?
그래도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요?
이 길로 가렴
이렇게 살려므나
어두운 밤길에는 하얗게 길도 내줄텐데요
어쩌면 그게 정말 약은 짓인지도 모르겠어요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는데
지금처럼, 혼자서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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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어디서나 길을 잃고 있을 거예요
그래야 나로 여겨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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