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니 으레히 그러했듯
나는 다시 살아야 겠다고 결심한다.
산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라는
이제껏 증명되지 못한 등식을 다시 세우며
사랑을 하여 삶을 증거하겠다고 다짐을 한다
가급적이면 흐드러진 꽃처럼 헤픈 사랑을
사분사분 날리는 꽃잎처럼 가벼운 사랑을 말이다
사랑을 말할진대
이제는 진실 엄숙 영원은 사양할 목록이다
삶과 운명과 실존도 쉬잇, 금기하라
그것들은 이미 사랑에 대한
교활한 계산, 불순한 의심, 맥빠지는 회의를 품었으니
그것들 때문에 놓쳐버린 사랑이 내 온 생이었다
내가 지금 흥에 겨워 사랑을 운운하는데
유튜브에 저 혼자 꿋꿋이 흐르는 음악은
모짜르트의 레퀴엠, 다음이 쇼팽의 장송행진곡이다
그런 것이다.
흥겨울 때 그렇게 뒤통수 치는게 인생이다
내 계산 따위로 답이 나온다면 그게 인생이랴
각설하고, 내게 오는 사랑은 모다 참 귀할 것이니
실로 이 봄 내 가장 큰 소원대로
가없이 넘치고 지나칠 사랑을 해 줄테다
헤피 살아 아름다워진 사람도 드물게는 있었으면
그리고 내가 그런 사람이었으면 한다
꽃이 진다
참 어여삐 살았구나
* 올 봄에는 내 맘이 꽃에 유난했던가 보다.
어지간히도 들떴다.
부끄럽게도 이런 낙서도 해보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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