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눈 온 아침(16.2.16)

heath1202 2016. 2. 24. 11:33

밤새 잠꼬대까지 하며 늘어지게 자던 내 고양이 구름이가

창턱에 올라 앉아 푸른 새벽을 지키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엄숙한 짐승이 되었습니다

눈이 내렸습니다.

아침이 다른 세상처럼 조용합니다.

눈 때문이지요

눈은 수선없이 세상의 모든 소란을 싸안았습니다

생색없는 일이 세상에 귀하지만

고요를 관장하는 눈이 그 중 그러하겠지요

지금 내 사나운 꿈 한자락도

저 눈 속 어딘가에서 다독여지고 있을 것입니다

내가 이리도 순한 사람이 되어 있는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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