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우리나라)/전라남도

벗들과 여수 봄바다 미리 보기(16.2.16-17)

heath1202 2016. 2. 18. 17:18

벗들과 1박2일 여수 여행을 다녀왔다.

여름, 겨울, 일년 두 번의 여행이 어느결에 관례가 되었다.

성격을 비롯해 여러 모로 다 제각각이지만 20년 넘게 만나다보니 왠만해선 마음 상할 일 없는, 서로들 너무도 익숙한 사이가 되었다.

내 모임 중 가장 상식적인 생활밀착형 모임이라 뜬 구름 잡기 일쑤인 나에게는 세속적인 삶의 추 역할을 해준다고도 볼 수 있다.

워낙에 음주가무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인데 이번 모임에는 약간의 변화를 시도해 보았다.

택시기사님한테 여수에서 젤 좋은 노래방에 데려다 달랬더니...헐, 소리가 난다. 하지만 바다가 보이는 노래방이라 진짜 인기가 있단다.

십이년 전 안면도 노래방 이후 처음으로 노래방을 가보았는데 노래 안되는 탓을 기계에게  돌리는 억지를 부려보았다.

누구하나 산뜻하게 마친 노래는 없었지만 재미있었다.

앞으로 한달에 한번 문화의 날을 가져보자고 농을 했는데, 정말 노래방문화에 관해라면 문화실조상태란 생각이 들긴 했다.

음식도 모처럼 아낌없는 호사를 누렸다.

숙소인 "오동재"도 아주 흡족했다. 한옥의 로망을 가져보았다.

 

기력이 몸뿐 아니라 마음도 빠져가는 나이다.

에너지를 얻을 일이라면 부지런히 챙겨볼 일이다.

그 중 제일은 벗을 챙기는 일이리라.

 

 

동도 트지 않은 이른 아침, 눈이 이렇게도 푸지게 내렸다.

기분이 상쾌하다. 큰길까지 나가는 잠깐의 길을 내가 첫 발자국을 찍으며 갔다.

눈 때문에 운전을 포기하고 콜택시를 불러 공주역까지 갔다. 여수까지 KTX로 두시간. 기차타고 여수에 가본 적은 처음이다.

 

 

맨 먼저 지척의 오동도부터. 반짝 추위로 바람이 거세고 차갑지만 기분 만큼은 가슴이 후련하도록 상쾌하다.

동백꽃은 바람 없는 양지 쪽에만 몇 그루, 아주 귀하게 피어 있었지만, 그래도 크게 아쉽지는 않았다.

귀하면 더 귀하게 여기면 될 터이니.

 

 

 

 

 

 

 

 

 

 

 

 

 

 

 

 

 

 

 

 

해상 케이블카 탑승대에서 건너다 본 여수시

 

저기 오동도다. 케이블카가 바람에 흔들려 멀미가 났다.

타고 내려오니 우리 다음부터는 바람 때문에 케이블 카 운행 중지란다. 운이 좋구나.

 

해상케이블카에서 내다 본 경치

 

 

 

 

 

 

 

숙소인 한옥호텔 "오동재". 죽녹원에서에 비해 좀 돈을 쓰긴 했지만 감안해도 모든 것이 흡족하다.

실내는 편리한 양식 구조에 한옥의 따뜻한 분위기가 가미되어 아주 아늑한 기분이 들었다.

겨울이라 좀 아까웠지만 여름에는 활용도가 클 넉넉한 마루도 거실에 내달아져 있었다. 

바다도 보인다.

 

여수 밤바다

 

둘쨋 날은 눈이 부시게 찬란한 햇살로 잠을 깼다.

날씨가 더 할 수 없이 좋다. 우리 중 누가 덕을 그리 쌓았을까. 나는 아닌데. 늘 좋은 사람들에 묻어 사는 나. ㅎㅎ

 

 

너무 멀어 택시 두대를 대절해간 향일암. 여수의 택시기사님들은 한결같이 친절하였다.

특히 향일암 택시 기사님은 관광 가이드 못지 않게 주변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다.

 

 

향일암에서 내려다본 풍경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