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7일)는 비가 제법 내려 예정대로 스케줄을 소화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오늘까지 줄곧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으므로 큰 기대가 없었는데, 아침에 깨어보니 비가 멎었다.
쾌청하게 하늘까지 개인 것은 아니었지만 이나마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어제 못한 야외활동을 벌충하고자 한 본능이었는지, 스케줄 급조정에 들어가 거금대교를 걸어 소록도로 가는 것이었다.
거금대교 끝 거금휴게소에서 버스를 내려 2킬로미터 조금 넘는 거금대교를 희망대로 걷기로 하였다.
걷는 것 하면 다리는 짧아도 결코 뒤지지 않는 사람인 나도 기꺼이 걷기파에 들었다.
거금대교의 칭찬할 만한 점은 상판이 이층으로 되어 위에선 차가 쌩쌩 달리고 아래층은 자전거 통행이나 도보를 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기둥 사이로 푸른 바다를 보아가며 즐겁게 걸을 수 있다.
한가지 오해는 다리만 건너가면 거금도 쪽처럼 바로 버스 주차장이 있을 줄 알았는데, 웬걸, 1킬로 하고도 몇 백 미터를 더 걸어서야
주차장에 당도할 수 있었다. 그러니, 다행 아닌가. 소록도를 그만큼이나 더 보고 느낀 것 아닌가.
소록도 주차장에서 또 중앙공원까지 더 걷고 하여 꽤 재게 몸을 놀린 날이다.
소록도 하면 누구나 약간의 경계심이나 두려움에서 자유롭지는 않을 것이다.
한센병 하면 내 나이 먹은 사람들은 서정주 시가 아니어도 한두가지 괴담은 들어본 적도 있을테고.
가서 보니 참 한많은 서러운 섬이었다.
그 억울한 사연들에 걸맞는 느낌의 일제강점기 때부터의 낡은 적벽돌 건물들이 고스란히 남아서
이제는 관광객들을 모으고 있다.
고흥이 지척인데 사람의 삶으로부터 아득히도 격리되어 온갖 비인간적인 처우 속에서 억울하고 슬픈 삶을 삶다간 사람들을
생각하매 가슴이 저려왔다. 그옛날 뭉그러진 그들의 손으로 가꾸어진 중앙공원이 씁쓸하기조차 했다.
한하운의 시비를 보고 관광객이 말한다.
이돌 가져다 마당에 놓으면 좋겠네. 앉아서 고기도 구워먹고....아, 사람이란.
날이 맑지 않아 바닷빛깔이 푸르진 않았다.
저 작은 섬에 작은 마을 하나가 들어 앉아 있다.
저 두 개의 작은 섬에 각기 작은 마을 하나씩이 들어 앉아 있다.
점점 고깃배가 나와 열심히 일하고 있다.
다리에서 본 소록도
다리에서 나와 우리 차가 있는 소록도 주차장으로 가는 길
섬 군데군데 이렇게 오래된 집들이 있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렇게 가슴 아프게 살았다.
저 끝의 말끔한 건물들이 새로 지어진 병원이다.
이 곳엔 때없이 동백이 지천으로 피고 있었다.
벽화
가슴이 무거지는 옛 건물들
한하운 시비
바다까지 꽤 거리가 되는데 이곳까지 기어 올라온 게 한마리. 눈물도 기어넘고 인생사까지 기어......
노랫말에서나 보던 산다화를 직접보았다.
소록대교. 고흥-소록대교-거금대교로 이어진다. 그리하여 이제 소록도와 거금도는 섬아닌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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