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죽음이 스며들어와
살그머니 내 곁에 눕는 때가 있다
연인처럼 베개를 나란히 하고는
마른 등걸같은 내 삶을 상냥하게 쓸어가며
속깊게 나를 들여다 보는 때가 있다
지척의 살가운 동무가 되어 토닥토닥
지친 걸음 등짝을 치며 재촉하지 않아 고맙다
내 삶이 저 검은 심연 속
돌이킬 수 없이 아득한
칼끝 벼랑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죽음이 그렇지 않으니
삶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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