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겨볼 마음

동백꽃이 져서는(16.5.17)

heath1202 2016. 5. 17. 10:34

동백꽃 보러 동백정에 갔더니

나 없는 사이 꽃은 툭툭 져서는

뚱한 얼굴로 나 보라고 

상한 시신을 발가벗는 것이었네

즐비하게 누워서는

제 슬픔이 내 탓이라네

내가 저에게 무심했던 탓

하여 제 시절 며칠 비껴 온 탓

나참, 무참해라

꽃조차 제 슬픔의

근원으로 나를 지목하고

나는 꽃 못 본 내 슬픔의

근원을 달리 물을 데가 없으니

슬픔에 겨워라, 목까지 찬 슬픔

저희 슬픔, 나의 슬픔 옴팡 나 혼자 지니

나는 달리 바라는 바 없다

슬픔으로 오지게 마음이 족하네

내 슬픔이란 고작 꽃 지는 슬픔

생각하면 티내기 참 민망한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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