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보러 동백정에 갔더니
나 없는 사이 꽃은 툭툭 져서는
뚱한 얼굴로 나 보라고
상한 시신을 발가벗는 것이었네
즐비하게 누워서는
제 슬픔이 내 탓이라네
내가 저에게 무심했던 탓
하여 제 시절 며칠 비껴 온 탓
나참, 무참해라
꽃조차 제 슬픔의
근원으로 나를 지목하고
나는 꽃 못 본 내 슬픔의
근원을 달리 물을 데가 없으니
슬픔에 겨워라, 목까지 찬 슬픔
저희 슬픔, 나의 슬픔 옴팡 나 혼자 지니
나는 달리 바라는 바 없다
슬픔으로 오지게 마음이 족하네
내 슬픔이란 고작 꽃 지는 슬픔
생각하면 티내기 참 민망한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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