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겨볼 마음

결론(15.12.30)

heath1202 2015. 12. 30. 23:33

누가 너에 대해 묻는데 할 말이 없다

너와 눈 맞추어 본 적이 없었으므로

이제와 새삼 너를 궁금해 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씁쓸하고 서글프기는 하다

그림자인 줄도 모른 채

그림자와 보낸 시간이었다

네가 공허하게 지껄여댄 말들처럼 너도 한가지였다

사실, 그림자였으니 꼭 너여야 할 이유도 없었다

 

그동안 몇 계절이 지나갔고

지금 또 한 계절이 지나고 있다

나는 네 삶의 밖에 서서

손을 모으고 처분을 기다렸다

기약없는 시간들을  근신하듯 살았고

마지막이 될 또 한 계절을 또 그리 보냈다

 

그 정도 시간이면 사람 간에

보통은 무엇이 가능할까

못해도 너에 대한 브리핑 정도는 거뜬해야 하고

나만 아는 너의 소소한 습관 몇 가지쯤 있어 

혼자 비시시 웃기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돌아보니 나는 한 번도 

네 마음 안으로 환대를 받아본 적이 없다

너에 관한 구체적 진실이 나에겐 없다

참 남부끄럽다

도대체 오래 안 사람 맞아요?

그렇다는군요

 

낙엽이 지기 시작했다

더이상 한 몸으로 피가 돌지 않는 저 잎들은

나무의 삶에서 떨궈지고나도

제 한 몸 썩어져 징하게 사랑의 길을 잇는다

사람과 달라서 그것은 퍽도 아름답다

사람은 그렇질 않다 

그리 할 수도 없고 그리 할리도 없다

떨구어진 마음에는 독이 고이고

슬픔과 증오의 독으로 피아를 죽여간다

징하게 깊고도 길게 가는 독이다

 

이제 너는 그냥 조금 아는 사람이다

오래 스친 것 뿐이라고 나는 너를 말할 참이다

살기 위해 내가 강구하는 방법이다

너로서는 아무런 상관이 없겠지만 

나로서는 잔혹하게 너를 벌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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