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고단한 날의 망상 ㅋ(15.12.9)

heath1202 2015. 12. 9. 16:16

누가 내 몸에서 사뿐히

숨만 거둬내어 주었으면 좋겠다

죽은 나는 가슴에 손을 모두고

배시시 웃고 있고

내 사는 동안 흉내도 내보지 못한

아주 정숙하고 고운 모습을 하고 

화사하고 화목한 방에서 뷰잉에 들면

나를 사랑한 사람도 나를 미워한 사람도

하나 같이 잘가란 꽃 한송이

내 가슴에 정답게 얹어주면 좋겠다 

달달하게 슬픈 그들을 보내고

나는 기지개 쭈욱 펴고

눈 부셔하며 부싯부싯 일어났으면 좋겠다

 

무지하게 고단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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