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몸에서 사뿐히
숨만 거둬내어 주었으면 좋겠다
죽은 나는 가슴에 손을 모두고
배시시 웃고 있고
내 사는 동안 흉내도 내보지 못한
아주 정숙하고 고운 모습을 하고
화사하고 화목한 방에서 뷰잉에 들면
나를 사랑한 사람도 나를 미워한 사람도
하나 같이 잘가란 꽃 한송이
내 가슴에 정답게 얹어주면 좋겠다
달달하게 슬픈 그들을 보내고
나는 기지개 쭈욱 펴고
눈 부셔하며 부싯부싯 일어났으면 좋겠다
무지하게 고단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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