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우리나라)/전라북도

완주 되재성당지(15.11.21)

heath1202 2015. 11. 21. 22:55

지인 중에 펜화를 그리는 이가 있다.

전국 곳곳 구석구석을 다 작품 소재로 수집하고 다니는데, 그 중에는 크게 이름 알려진, 규모가 있는 곳도 있고

마음을 주어야 그 가치가 보일만큼 작고 소박한 곳도 있다.

지난 답사 때 그간 그린 작품들을 축소복사해서 코팅을 해서는 기념품처럼 한 장씩 나누어주었는데, 내 앞에 놓인 것이

되재성당지와 남원 실상사였다. 그래서 이 두 곳을 우선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실은 오늘은 실상사를 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가는 도중 저녁에 일정이 있을지도 몰라 시간대기 어렵겠다 싶어 방향을 튼 것이 완주 화산의 되재성당지였다. 

성당지에 도착해서 참 실망했다.

성당지 자체가 아니라 주변 환경 때문에. 이곳 주산업이 축산업인지 도처에 축사가 있는데, 성당지 바로 코앞에도 축사가 있어 어수선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도 애써 주변에 시선두지 않고 건물을 둘러보는데, 고작 작은 건물 한 동이라 금방 할일이 더 없다.

그래서 돌아서 나오며 좀 허전하다 싶은 참인데 어디선가 할아버지 한 분이 헐레벌떡 뛰어오셔선 안에 들어가보라고 극구 권유하신다.

근처에서 일하시며 성당지 손님들도 챙기시는 모양이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부여에서 왔습니다, 나도 부여 합곡리 사람인데, 어느 성당에 나가시요? 교인이 아닙니다, 아무 상관 없어요, 들어가 맘껏 둘러봐요,들어가 방명록에도 한 줄 적고...... 할아버지 인상이 하도 맑고 선해서 기분이 좋아져가지곤 다시 안에 들어가 잠시 둘러보았다.

실내는 간소하게 꾸며져 있고 아주 유서 깊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도 아니었다. 교인도 아니니 잠시 앉아 기도하거나 묵상할 일도 없었으므로 금방 나왔다.

주변이 보기좋게 잘 가꾸어져 있으면 더 좋으련만 먹고 사는 문제보다 더 급한 일은 없을테니 객의 과한 바람이겠다.

어찌되었던 착한 사람을 만난 것이 흐뭇하게 여운으로 남았다.

 

화산은 일년에 한 두 번은 꼭 오게 되는데 화산의 붕어찜을 맛보기 위해서다. 

나는 금강을 끼고 자라서인지 민물고기를 좋아하는데, 화산의 붕어찜은 그 중 한 해의 별미로 치고 있다.

전에 늘 가던 식당에서 이번에는 화산출신 지인의 추천을 받아 약수가든이란 곳으로 바꾸어 가보았는데, 앞으로는 이곳으로 와야겠다.

식당환경도 깔끔하고 음식도 정갈하며 붕어찜 맛도 내 입맛에 아주 맞았다.

 

 

 

 

 

 

 

 

 

 

 

 

 

 

 

 

 

 

 

 

 

 

 

 

식당 앞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