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늦게 잤으나 갈 곳이 정해져 있어 일찍 깨었다.
언제부턴가 내 가을의 테마곡이 된 영화 "가을의 전설" ost를 크게 틀어놓고 무심히 창밖을 보니 집 뒤 언덕이 서리로 하얗다.
올 처음 보는 서리다. 무서리가 참 되게도 왔다.
처마에 낙숫물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서리가 금세 녹을세라 맨발로 뛰어나가 사진 몇 장 찍었다.
몇 년 동안 해마다 너댓 개 감 뿐이라 고스란히 까치밥으로 양보했던 감나무에 올해는 처음으로 삼십여 개의 감이 열렸는데
마침 손닿는 데에 홍시가 하나 달려 이 시리게 한입 먹었다.
참, 좋은 아침이다.
이 아이는 고욤인데 올해 처음 뒷 담장 너머에서 자라고 있는 걸 알았다. 얼마나 여러 세월을 존재를 무시당하고 있었던 걸까.
그냥 두면 말라서 건포도처럼 맛있다고 오늘 어느 블로그에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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