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겨볼 마음

정리 2(15.10.23)

heath1202 2015. 10. 23. 15:43

많은 것들이 내 생에서 빠져 나갔다

많은 세월을 살았으나

세월은 축적되는 것이 아님을 알겠고

이제 드는 이보다 나는 이가 많다

사랑도 그랬다

때없이 동정 없는 사랑이 빠져 나갔다

 

떠나간 것들은 대개는

다시 오리란 기대가 없다

세월을 꽤 산 다음에 깨닫는 것은

고매한 삶의 진리는 모르지만

제 살 궁리 하나는 알겠으니

그것은 가망 있는 것과

가망 없는 것을 가리는 일이다

그리고 떠난 것들은 대개 가망이 없다

 

많은 것들이 내 생에서 빠져 나갔듯

나 또한 남의 생에서 

무수히 빠져 나왔을 것이다

어느 때는 누군가의 

생의 기슭을 슬그머니 기웃거리기도 하고

드물게는 깊숙이 발이 빠져

마지막처럼 주저앉고 싶기도 했으리라

 

돌이켜 보면 다 마찬가지다

내 생에서 누군가를 내보내는 것도

내가 남의 생을 빠져 나오는 것도

하나같이 쓸쓸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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