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덥다 하는데 실내에만 있다가 햇볕 속을 걸어보니 과연 무지하게 덥다.
마음을 비우고 그냥 걷는다.
더위 속에 나서는 게 무서우면 여름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으니까.
너무도 오랫 만에 송산리 고분군에 왔다. 십 년은 족히 넘어 기억도 가물가물 한데
이번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백제역사유적 단지를 돌아볼 소소한 계획을 세워둔 참이라
덕분에 들를 기회가 생겼다.
부여 능산리 고분군보다는 면적이나 능의 규모가 작은 것 같은데 투자는 더 적극적인 것 같다.
장률 감독의 영화 "경주"에서 나는 참으로 아름다운 능을 보았고 능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가졌었다.
이 곳 부여와 공주의 능도 그러한 이야기가 입혀질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세 시에 멋지게 늙어가서 내가 좋아하는 톰 아저씨가 아니라 오빠의 "미션 임파서블:로그 네이션"을 예매해 두어서 부랴부랴 걸어야
간신히 공산성을 한 바퀴 돌아볼 짬이 있는데 평상시엔 궁금하기가 발까지 끌지는 않았던 황새바위 순교성지가 오늘은
기어코 나를 잡아끌고 말았다. 둘러보는 길이 하도 더워 고꾸라지기만 해도 쉬어갈 참인데 몽마르트 까페까지 있어 놓으니 에라,
영화시간까지 냉커피 한 잔 끼고 그곳에서 죽 때리고 말았다. 공산성은 앞을 지나치면서 사진만. 가을에, 또 내년 봄 벚꽃 필 때 들르마.
영화 시간 맞추느라 부랴부랴 지나치는 길에 찍은 공산성 사진.
대학 시절에 4.19 때면 공산성 안 광장에서 밤까지 모임을 갖기도 했고
또 지금은 철거된 성안 마을에서 자취하던 선배가 있어 찾아가보기도 했었다.
이제는 많이 정비를 해서 옛날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개인적으로는 아쉽지만 아쉬운 점이야 아름답고 따뜻한 추억의 힘을 빌어 메워보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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