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둥거리며 지내는 요즘, 악착같이 끼니를 챙기는 일이 염치없는 일인데다
고맙게도 식욕도 별로 동하지 않아 하루 한 끼 식당을 전전하며 사는 중이다.
하루 한 끼 일망정 하도 식당밥을 먹다보니 메뉴를 정하는 것도 일이라면 일이라서
잠깐의 고민이 필요한데 오늘은 기특하게도 보령댐에서 소면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났다.
초여름에 갔었으니 가볼 때도 되었다.
그런데 늘 소면을 시켜먹던, 그래서 좋아했던 작은 쉼터가 소면을 안한단다.
짜증이 좀 난다. 배가 등가죽에 붙은 기분!인데......
보령댐에 올 이유 하나가 줄었다.
냉정하게 가게를 나와 잠시 호수를 내려다보며 숨을 고른다.
대기가 부옇긴 하지만 호수가 반짝이는 게 제법 기분이 좋아진다.
화면 안으로 날아든 나비.
꽃ㅇ 나비가 앉아 그 모습을 찍으려던 게 아니었다.
나리꽃이 하도 고와 심심풀이로 찍어 보려는데 갑자기 나풀나풀 나비가 날아든 것이었다. 화면 안을 들락날락.....
예기치 않은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달리는 차 안에서 보는 길.
호수 속으로 사라진 옛이야기 같은 길도 좋고 전봇대가 죽죽 늘어선, 호수를 끼고 달리는 길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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