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벗에게 감사하며 아울러(15.6.22)

heath1202 2015. 6. 22. 12:39

내 친구 하나는 신을 모르는 나를 가여워한다

신을 영접하는 오르가즘의 순간을

나와 함께 할 수 없어 안타까워 한다

 

흐흐, 나는 그냥 웃는다

네가 알겠느냐, 나의 사랑을

밤새 미친년처럼 환락의 저자를 헤매는

내 영혼의 쾌락을 네가 알겠느냐

제 영혼의 심연에 빠져 익사의 지경에 이르는,

죽음의 경계를 걷는 그 엑스터시를 네가 알겠느냐

벗이여, 너는 내가 안됐겠지만

나는 내 영혼을 쉽사리 뉘에게 의탁하지는 않을 것이야

나는 아직 멀었단다

얼마를 더 나를 빗발치는 폭풍에 내던져

처참한 몰골이 되도록 두들겨 맞도록 둘지 모른단다

아름다워라, 저 찢긴 보드라운 꽃잎

나라면 좋으련면 여한이 없으련만

어느 날 나는 몹쓸 귀신에 들려 한참을 앓은 뒤에 

홀연 의아한 얼굴로 두리번거릴 때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나는 더 검은 심연에 들고 싶구나

그럴수만 있다면 더더욱 막막한 심연에 들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