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의 시작, 녹초가 되어 맞은 저녁.
끼니준비는 걱정 말자.
하루 한 끼를 먹더라도 편히 살자는 원칙에 따라 외식으로 배를 채우고 차 한잔 마시며 하루 피로를 내려놓는다.
궁남지 연잎이 꽤나 풍성해졌다. 낮에는 다소 더워도 저녁이면 이렇게 청량한 기운이라니.
모처럼 큰 아이가 여유작작하다. 메르스 때문이다.
집밥타령 하지 않고 일에 지친 엄마 사정 잘 헤아려주는 아이 덕분에 이렇게 저녁시간이 오롯이 휴식이다.
다 자란 아이를 보면 고마운 마음 뿐이다.
이제 충분히 제 몫을 하는데도 변변치도 못한 엄마는 왜 자꾸만 마음이 짠한지 모르겠다.
아이가 가끔 짜증스러워 하는 점이다. 걱정 말라고, 알아서 다 잘 한다고 아이는 말한다.
내 어머니도 늘 나한테 같은 말을 듣는다.
돌아오는 길에 올려다본 하늘은 온통 보랏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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