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들지 않는 옆 집의 개망초가 이제 절정을 지나 누릇누릇 해지기 시작했다.
개망초가 스러지기 시작하면 저 황폐한 뜰을 어찌 볼꼬.
오늘은 해찰하다가 좀 늦게 집을 나섰다.
아무리 여름 해가 길어도 하지 지난 지가 열흘이 다 되어가니 해가 야금야금 십 분 쯤은 짧아졌겠는데
게다가 삼십 분이나 늦게 나섰더니 이미 기운 햇살이 이렇게 길게 누웠다.
작은 논 위에 드리운 황금빛 햇살이 낮보다 찬란하다. 그 빛이 황홀하게 아름답다.
산책 가는 길가에 잘 손질된 자두나무 너댓 그루를 거느린 집이 있는데 이렇게 탐스러운 자두가 열려 나는 부러워 죽을 지경이다.
어쩌나. 반환점이 삼백 미터는 남았는데 벌써 해가 졌다.
길 가 꽃들이 이렇게 스러져간다.
해 지는 쪽보다 반대편 하늘이 더 고운 것을 이 참에 알았다.
집 앞에 왔을 때는 완전히 해가 지고 전선줄 위에 저녁 샛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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