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이 떠나고 두 해 하고 반 년 쯤 지났나 보다.
주인이 없으니 향기 진동하던 뒷뜰의 더덕덩쿨은 어느 틈에 녹았는지 사라지고 결이 촘촘하던 앞뜰의 금잔디는 잡초에 치여 죽어 버리고
푸짐한 꽃을 피우던 왕벚꽃은 품행 헤피 제멋대로 피고 지고 가지를 쳐주지 않은 장미는 영락한 모습으로 망가진 꽃을 피우고......
무엇하나 온전한 것 없는 빈 집에 오직 승하는 것은 무섭게 터질 듯한 개망초 뿐이다.
담장도 삭아 이렇게 구멍이 숭숭하다. 내 반 밖에 안되는 몸피를 가진 노인 하나 난 자리가 이렇게 무섭고 허망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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