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뜨거운 피를 가진 남자는 아무도 나를 사랑해 주지 않아서 이제 몇날 며칠 몇달을 공들여 남자 하나를 빚겠다.
내가 상냥하지 않다며, 내가 게으르다며, 내가 못생겼다며, 바람을 쉬이 타 불안하다며, 술을 못 마신다며
나를 싫어하기 위한 갖은 구실을 들이대며 곁을 주지 않는 남자들에 신물이 나서
나도 내 맞춤의 남자 하나를 만들겠다
너희가 나에게 소망하듯 나도 내 소망을 담아 헌헌하고 기운 세고 부드럽고 나만 보는 그런 남자 하나를 만들어
내 앞에 앉혀놓고 한참을 들여다보겠다, 들여다보며 눈에도 담고 심장에도 담고 머리 속에도 담겠다.
품의 자식처럼 소중한 남자 하나를 나는 소꿉하듯 먹이고 씻기고 입혀가며
내가 늙어 빠질 때까지, 그가 닳아 사라질 때까지 보듬고 애무하고 호호 연민해가며 애지중지 해 줄 것이다.
기어코 보란 듯 사람들 입에 회자되는 그런 사랑을 해보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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