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을 목표로 사랑-그걸 편의상 사랑이라 치고-이란 것을 하는가 보다.
파국을 즐기는 듯, 파국을 기다린 듯, 내 사랑은 기필코 끝내는 파국을 보고야 만다.
목표 달성. 안도. 비로소 끝이다. 희비극으로 끝나는 내 시나리오를 위해 봉사한 사랑.
봄날 톡톡 터지는 초록 싹같은 어이없는 감정, 잠깐은 경이롭다 해두자.
그 다음 얼마간의 탐색과정의 신기함, 잠깐의 쾌락, 그 다음엔 구질거리는 감정, 파국을 향한 통과의례.
아주 고단하다. 그리고 마침내 휴식.
하지만 사랑에 있어 실패의 경험은 아무 것도 가르치지 않는다.
반복하는 과오와 후회에도 결국은 번번히 또 한번 보태어지는 상처와 치욕과 후회가 있다.
개구리가 저 죽는 줄 모른채 삶아져 죽듯 무아지경의 매혹의 결과는 늘 어느 결에 종말로 귀결지어 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밥보다 더 악착같이 사랑에 매달리는 연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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