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엔 참으로 좋았다
눈을 끌게 잘나서 혹했다
잠깐 팬이 될까도 했다
수다스럽지 않고도 다채로왔으며
고개를 주억거릴 만큼 진정성도 충분했다
우연이었나 갸웃하지 않을 만큼 편편이 준수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멀미가 났다
아귀가 너무 완벽하게 물렸다
청문회 예상 답안 같은 시
사랑에 발목 잡히지 않으려는 약아 빠진 사내같은 시
모든 구실의 존재 이유가 완벽한 시
어디가 문제냐고 물으면 문제는 없다
부럽다, 정말 부럽게 잘 지어진 시다
하지만, 다시금, 너무 빈틈없는 알리바이
그래서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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