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연필 깎는 마믐( 15.01.02 )

heath1202 2015. 1. 2. 08:16

 

연필깎기를 새로 샀다.

전의 것이 산지 얼마 되지도 않는데

이유도 모르게 연필을 야무지게 물지못해

사각사각 매끈이 도려내질 못해서였다.

그래서 거금 삼만원을 들여 연픨깎기의 명가

샤파 걸로 다시 산거다.

날카로운 심이 뜨끔하다.

자고로 이정도는 날카로워야 한다.

팔뚝에 간단히 한점 피를 내 볼만도 하다.

3B, 4B, 5B, 6B를 깎아 나란히 뉘어놓고 보니

마음이 흐뭇한게 뭔가 끄적일 기분이 마구용솟음친다.

침발라 꾹꾹 눌러 맞춤법 틀린 서간을 쓰는 할머니의 연필이 아니라면

연필은 자고로 심장을 꽂을듯 날카로와야 하겠다.

심의 무뎌짐을 견디지 못하겠다.

 

샤프한 연필에 부응하진 않지만, 연필깎은 기분에

새해 처음 이렇게 무딘 글을 끄적여도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