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인레호수의 금성과 초승(15.02.06)

heath1202 2015. 2. 6. 02:22

열두 시간을 죽어 잠으로써

열두시간을 살아내리라 애써 농을 하며

열두 시간 야간 버스에 올랐다

낯선 곳에선 어둠도 설어

저만치도 어둠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고

분명한 건 내 마음이 그 어둠 만큼 막막하여

순정한 어둠 위에 점점 등불처럼

그리움 또한 더욱 명징해지는 것이었다

 

서쪽 하늘에 수직으로 정렬한 금성과 초승

나는 공연히 저 별과 달이 섧고

무에 그리 서러우냐고 그들은 내가 애잔한 얼굴이

 

인레의 금성과 초승을 데리 길을 간다

곧 잠들 터이니 그때까지만 내 동무해 주려므나

내 그리움이 그리 길지는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