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시간을 죽어 잠으로써
열두시간을 살아내리라 애써 농을 하며
열두 시간 야간 버스에 올랐다
낯선 곳에선 어둠도 설어
저만치도 어둠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고
분명한 건 내 마음이 그 어둠 만큼 막막하여
순정한 어둠 위에 점점 등불처럼
그리움 또한 더욱 명징해지는 것이었다
서쪽 하늘에 수직으로 정렬한 금성과 초승
나는 공연히 저 별과 달이 섧고
무에 그리 서러우냐고 그들은 내가 애잔한 얼굴이다
인레의 금성과 초승을 데리고 길을 간다
곧 잠들 터이니 그때까지만 내 동무해 주려므나
내 그리움이 그리 길지는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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