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겨볼 마음

대면(14.12.11)

heath1202 2014. 12. 11. 11:31

내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하겠다

그 얼굴엔 잔잔히 세월만 흐르진 않았으리

반짝반짝 가을 강물처럼 빛나던 날이,

혹은 영원일 듯 으스댔을 광휘도 몇 번은 있었겠지만

이제는 모래로 스러진 사막의 유적처럼 

나의 세월은 흔적도 없고

이리 살았소 자부심 당당한 굵은 주름 하나가 없다

삶의 피로와 부끄러움만 후줄근히 기미처럼 내려 앉았다

웃기는 많이 웃었나보다

눈가에 여울지는 까마귀 발자국

그중 비굴함은 얼마나 될까

입꼬리만 실룩여도 되었을 것을

사랑합니다, 웃음을 팔았을까

저물어가는 얼굴을 보니

너도 못나고, 나도 못났다

안 되어서 화가 난다

도둑 고양이처럼 슬그머니 사랑을 하고도 싶지만

미워져 나도 사랑하지 않는 얼굴로는 끝난 얘기다

 

 참 멋진 얼굴,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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