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려 나서려는데 앞자락이 온통 구름이 털이다.
혼자 두는 게 안쓰러워 나서기 전 한 번 꼬옥 안았을 뿐인데.
요즘 내 옷은 가죽 빼곤 다 이 모양이다.
하지만 I don't care다.
나는 내 사랑을 숨기거나 귀찮아 하지 않으리.
나는 고양이 한 마리와 사랑에 빠졌다오,
털을 보고 흰색에 스코티쉬 스트레이트인걸 아시겠나요?
처음에는 찍찍이로 찍어내보기도 했지만
곧 속절없는 짓임을 깨달았다.
눈에 보이는 곳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데까지,
도처에 깔리고 나부끼는 털과 씨름하는 건 부질없는 수고였다.
이젠 보는 이나 신경쓸까 정작 나는 아무렇지 않다.
삶에 이쁜 털이 더해진 것 뿐이다.
사랑을 할 때도 그 모양이었을까.
나는 사랑하고 있소 입꼬리를 허물며 헤픈 웃음을 칠칠찮게 흘리고 다녔을까?
남이야 손가락질을 하든 말든 세상에 저홀로 사랑하는 양
그리도 의기양양 하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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