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길에 교문을 나서자마자 목도한 풍경이다.
누가 쫓는 것도 아닌데 퇴근 길은 왜 이리도 마음이 바쁜지
몇 번을 비슷한 풍경을 외면했었다. 몇 분 차를 세우는게 싫어서 말이다.
그런데 오늘은 숨이 턱 멎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든 생각이, 오늘도 차를 세우지 않는다면 올가을 석양은 다시는 잡지 못하리...였다.
스산해지는 저녁이지만 이 순간엔 황금빛 석양이 마음에 스몄던지 나는 쓸쓸하지는 않았다.
아니, 많이 행복했다.
이렇게 스스로에게 선물할 일이 많기도 한데, 얼마나 귀한 것들을 허투로 버리고 마는지 알겠다.
하루의 마지막 저녁 햇살로 별스러울 것 없는 풍경이, 또 내 하루가 특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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