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비가 온 탓이리라.
자꾸만 까라지는 심신을 '잠들면 죽는댜, 이러면 body snatcher에게 먹힐 거야'
주문을 외우며 정신을 추스렸다.
텔레비전을 켜니 영화 " 더 로드 "를 방영하고 있다.
몇 년 전 통 책을 읽을 틈을 못 내니 읽자면 제대로 엄선하자며 읽었던 책들
목록 속에 있는 것이 바로 "The Road"였다.
세부 내용을 거의 잊은 지금도 춥고 암울한 분위기는 생생하다.
'코맥 맥카시는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서부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며, 윌리엄 포크너와 허먼 멜빌, 어네스트 헤밍웨이를 계승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
참 아스라한 이름들이다. 이들의 책을 읽던 때가 언제던가.
책을 읽을 때는 몰랐는데 영화는 공포영화에 버금간다.
어처구니 없게도 영화 "헝거 게임" 개봉에 맞추어 기획된
서바이벌 영화류로 분류되어 방영된 것이었다. 참 기발도 하여라.
인상적인 대사 하나. 아버지가 악몽을 꾼다는 아들에게 하는 말이다.
'악몽을 꾸는 것은 살아 있다는 것, 아름다운 꿈을 꾸는 것이 무서운 것이다'
영화는 희망으로 마무리 된다.
따뜻한 남쪽 바닷가로의 긴긴 여정 끝에도 푸른 바다는 없었지만
꿈틀거리는 딱정벌레가 나타나고 하늘에 새가 한 마리 날고 있고
유일한 울타리였던 아버지를 잃은 소년을 품어주는, 인간성이 살아있는 한 가족을 만나며 영화는 끝난다.
영화를 계기로 모처럼 문학을 생각해본 날이기도 하다.
< 영화 자료 출처 : 다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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