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우리나라)/전라북도

김제 망해사(2014.2.27)

heath1202 2014. 5. 21. 22:29

고맙게도 집안 대소사라고 할일이 별로 없는 집으로 결혼에 왔기 때문에 휴일을 대체로 나 자신을 위해 쓰는 편이다.

모처럼 집안 일이 생겨 부안을 다녀올 일이 생겼는데, 일을 즐겁게 만드는 방법이 바로 이렇게 가고 싶은 곳을 들러 본말을 전도 시키는 것이다.

말로만 듣던 망해사를 들렀다.  망해사란 이름 때문에 절이 바닷가에 있을 테고 바다를 바라고 있을 테고 큰 절은 아닐 거고... 이렇게 이미 머릿 속에 오래도록 자리 잡고 있었던 절이다.  말하자면 판타지 같은거 였던 거다.

날씨가 온 종일 연무 자욱한 날이다.  꽃샘 추위에 나서는 것도 어설프고 성가셨지만 모처럼 벼르던 차라 애써 가벼이 몸을 움직였다.

망해사에 가기 전에 잠깐 걸어 전망대에 올랐더니 저만치 심포항이 안개 속에 아스라하다.

망해사는 참으로 작은 절이었다.  조금 큰 암자랄까.  요사채까지 세 동 쯤 되는 절인데 정말 바다가 지척이다(새만금 공사 탓인지 깊고 검은 바다는 아니지만). 

이곳에선 바닷 바람이 많이 거세겠다.  바람 소리 거센 참 춥고 긴,  먹물처럼 캄캄한 겨울 밤이 그려진다.  

탄성을 불러 일으킬 만한 것이 없는 절이었지만 묘하게도 마음이 싸해지는 것이었다.